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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선언문

창립선언문

 

지방자치제도가 다시 시행된 지 어느덧 사반세기가 지났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억압과 통제로 점철되었던 권위주의시대의 잔재들을 청산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반 한 참여와 자치의 큰길로 전진해 왔다. 그러나 지역자치의 뒤안길에는 지방권력을 독점했던 기득권자들의 야합에 의한 불합리와 부조리 또한 널려 있다. 그렇다고 참여와 자치의 시대로 나아가는 민주주의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 지금은 지방분권의 민주적 가치를 의심하기보다는 제도의 긍정성을 받쳐줄 성숙한 시민사회의 형성을 위해 매진할 때이다.

 

화천민주광장은 촛불시민혁명의 계승자다. 우리 국민들은 세계사를 통 털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명예혁명을 일궈냈다. 이 명예로운 시민혁명은 특정한 지도자나 지도그룹 없이 진행되었다. 제도권 정치세력들은 촛불의 진출에 좌고우면하다 시민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는 초유의 직접 민주주의가 실현된 것이다. 마침내 촛불은 불의한 권력을 탄핵하는 소기의 성과를 일궈냈지만, 촛불의 본질적 요구는 박근혜 탄핵이나 정권교체에 머물지 않는다. 촛불의 요구는 한국사회의 대 개조 이다.

 

촛불의 요구는 1%도 안 되는 특권층이 국가와 사회의 자산을 마음대로 요리해 대대로 축적과 축재를 하는 나라, 아무리 노력해도 기득권이 걷어 차버려 사다리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청년들의 절망이 일상이 돼버린 나라.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칙이 법의 지배를 비웃으며 사회구조를 전근대로 회귀시키고 있는 나라. 세계적 경제위기 앞에서 성장 동력도 방향도 잃고 표류하며 가라앉고 있는 나라, 이런 나라를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화천민주광장은 이러한 촛불정신을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실현하고자 한다. 우리의 궁극적 지향은 주민 모두가 서로 돕고 이끌어 주며 신뢰와 애정을 나누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의 자치역량을 이끌어 내고 올바른 여론형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이루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는 우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연구 활동에 힘을 쏟을 것이다. 비판과 투쟁이라는 저항적 운동양식 만으로는 새로운 시대의 당면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안적 시민단체라면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마땅히 품을 들여야 한다.

 

올바른 대안을 세우려면 정직한 평가와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는 주민의 적극적 참여로 여론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그동안 행정, 의회, 언론 등 지역 공적 기관들이 묻어 두었던 불합리와 부조리, 탈법적인 관행들을 진실의 햇빛 아래 온전히 드러낼 것이다. 행정의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민주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부정비리가 없는 정의롭고 공정한 지역사회를 가꾸기 위한 적극적, 직접적 실천은 방기할 수 없는 시민운동의 고유임무다.

 

숭고하고 선명한 기치도 대중이 외면하면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운동의 보루이며 근거지이다. 그래서 지역 주민에 대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이해에 기초한 눈높이 맞추기가 시민 있는 시민운동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모든 사업에 화천실정에 맞게 화천주민의 정당한 이익을 우선으로라는 원칙을 앞세울 것이다.

 

지역은 나라와 세계를 구성하는 단위이지 결코 자기완결적인 독립구조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무한경쟁의 논리가 모든 개인과 집단, 지역을 규제하며 국가 간, 사회 계층 간 불평등을 심화 시키고 자원 고갈과 생태위기를 배태하고 있는 사회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적 과제의 해결을 위한 실천적 연대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민족 공영을 위한 실천에도 발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화천민주광장은 우리가 발 딛고 사는 바로 이곳에서 아래로부터 지역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해갈 세계관과 대안적 행동 양식을 갖춘 새로운 시민운동의 지평을 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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