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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6 10:28

대보름날 추억

(*.118.61.251) 조회 수 18 추천 수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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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음리 편지는 사실 이런 이야기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간간이 시골에서 사는 이야기를 올릴 생각이다.

 

어릴 적 대보름놀이는 설이 끝나면서 시작됐다. 보름 가까이 낮이고 밤이고 불깡통을 돌렸다. 겨울밤이 깊어 가면 피날레로 하늘을 향해 불깡통을 던졌다. 무슨 뜻인 줄도 모르고 그걸 썬빙이라고 했다. 그러다 짚낫가리에 불을 내 혼쭐이 나기도 하고, 진짜로 초가집을 태워먹기도 했다.

 

보름 즈음이면 강에 얼음이 녹아 얼음배를 탔다. 그러다 배가 한번 기울면 돌이킬 수없이 미끄러져 물에 빠진다. 그걸 또 메기 잡는다고 표현했다. 물에 빠지는 걸 왜 메기 잡았다고 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대보름놀이의 대미는 보름날 밤에 벌어지는 이웃동네와의 투석전이 장식했다. 상대진영으로 불깡통을 던지고 갈아놓아 요철이 된 채 얼어붙은 논바닥 흙을 깨 던졌다. 그러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한두 놈 씩 진짜 돌을 던졌고 나중에는 모두 짱돌을 들었다. 나도 한 번은 어둠속에서 날아온 돌에 머리가 터진 일이 있었다. 그러면 그냥 된장이나 바르거나 말린 쑥 태운 걸 바르고 말았다. 정말 희한한 일은 그렇게 흥미진진한 놀이가 한순간에 딱 끝난다는 것이었다. 보름날 자정 이후에는 누구도 더 이상 불깡통을 돌리지 않았다. 약속이나 한 듯이... 이 역시 여전히 그 이유를 모르겠다.

 

유신 때 한동안은 파출소 순경들이 일제 순사처럼 불놀이를 단속하기도 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일제나 박정희가 민중의 전투성과 숭무정신을 거세하려 그렇게 했다는 설을 내놓기도 했다. 그 말이 맞는지 불깡통과 투석전을 경험하지 않고 자란 세대는 평화시위를 금과옥조로 여긴다.

 

외가가 있던 경기도 연천의 대보름놀이는 좀 특이했다. 보름날 밤이 오면 아이들은 양동이를 들고 밥을 훔치러 다녔다. 희한하게도 가는 집마다 부뚜막 위에 오곡밥과 묵나물들이 한 그릇씩 놓여 있었다. 그렇게 동네 한 바퀴를 돌아 모은 밥과 나물을 한 데 비벼 나누어 먹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사실은 아이들에게 가져가라는 게 아니라 가난해서 오곡밥을 못해먹는 이웃이 자연스럽게 가져가라고 그런 놀이를 만들지 않았을까?

 

다 늙었지만 이번 대보름엔 오음리에서 이렇게 한판 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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